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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된 투표함의 임의 개함,기록물 관리 부실,그리고 처벌받지 않은 선거관리의 허점지난 6.3 지방선거 이후,'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공직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현행 공직선거법은 투표함 개함과 선거기록물 보관에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그러나 실제 선거 현장에서는 봉인된 투표함이 개함되거나 선거기록물이 분실·폐기된 사례가 있었음에도 대부분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이 글은 당시 사건들을 통해 검찰이 왜 처벌하지 않았는지,그리고 현행 제도의 보완점은 무엇인지 간략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민원인의 정보공개청구만으로 봉인된 투표함을 개함한 여수시선관위

지난 2013년 3월 13일,카지노 힐튼 서울저는 제18대 대통령선거 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 개표상황표를 확인하던 중 여서동 제2투표구에서 교부수보다 1표가 더 집계된 사실을 발견하고,그 원인을 규명해 달라고 여수시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여수시선관위는 2013년 3월 25일 회신에서 "여서동 제2투표구 투표지에 대교동 제2투표구 투표지 1매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밝혔습니다.그러나 여수시선관위는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봉인·보관 중이던 제18대 대통령선거 투표함을 선관위 직원들만 있는 자리에서 임의로 개함하였습니다.

▲ 여수선관위 민원 회신 여수선관위가 개표 당시 투표용지 1매가 더 나온 이유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받고 회신한 공문 ⓒ 정병진
공직선거법 제243조는 "법령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투표함을 열거나 투표함(빈 투표함을 포함한다) 또는 투표함 안의 투표지를 취거·파괴·훼손·은닉 또는 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 투표함 지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당시 여수 개표소에 놓인 투표함 두 개 ⓒ 정병진
이에 정보공개 청구인인 저는 여수시선관위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였습니다.그러나 순천지방검찰청 검사는 이 사건(2013년 형제13991호)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 민원사무처리규정 및 공직선거절차사무편람 등에 따른 내부 검토 절차에 따라 투표지 수를 확인한 것"이라는 피고발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각하 처분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민원인의 정보공개청구만으로도 선관위가 봉인된 투표함을 임의로 개함하였음에도 어떠한 형사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입니다.또한 공직선거법 제243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선관위가 자체 판단으로 봉인된 투표함을 개함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2.목포시선관위의 제18대 대통령선거 신흥동 제1투표구 개표상황표 분실 사건

전남 목포시선관위는 제18대 대통령선거 신흥동 제1투표구의 개표상황표 원본을 분실하였습니다.이후 목포시선관위 관계자는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전라남도선관위에 보관되어 있던 팩스본을 송부받아 개표상황표철에 편철하였습니다.

▲ 팩스본 개표상황표 목포선관위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신흥동 1투 개표상황표 원본을 분실한 뒤 전남도선관위에 보냈던 FAX본 개표상황표를 개표상황표철에 대신 끼워 넣었다.사진은 팩스본 개표상황표이다.ⓒ 정병진
공직선거법 제178조 제3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르면 후보자별 득표수는 투표구별 개표상황표에 따라 집계·공표되어야 하며,같은 법 제186조는 선거 관련 서류를 보관하도록 규정합니다.
그럼에도 목포시선관위는 개표상황표 원본을 분실한 뒤 팩스본으로 이를 대체하였습니다.이런 팩스본은 원본이 아니므로 법정 보존문서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하였으나,광주지방검찰청 검사 조재철은 이 사건(2016 형제1537호)에 대해 목포시선관위와 경찰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각하 처분하였습니다.

당시 목포시선관위 직원 J씨는 "개표상황표는 후보자별 득표수를 기재하고 위원들이 사실과 다름없음을 확인한 후 서명하는 문서이며,전남도선관위에 팩스를 보낸 뒤 원본을 보관해야 하나 개표장 철거 과정에서 분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전라남도선관위 역시 "개표 결과의 신뢰성을 저하시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분실 책임자들에게 구두경고 조치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검찰도 이를 근거로 중대한 과실이 아닌 단순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3.공공기록물을 생산하고도 폐기하거나 유실한 선관위

중앙선관위는 2006년 8월 공직선거절차사무편람을 개정하여 다음과 같은 지침을 신설하였습니다.

"개표소 질서 및 안전 강화를 위하여 비디오카메라를 설치·운용한다.정리부에 고정식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여 투표지 정리작업을 촬영하고,개표 진행 전반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질서문란 행위에 대한 대응 및 향후 각종 사건·사고의 증거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전국의 구·시·군 선관위는 2012년 12월 19일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선거 개표 과정에서 비디오카메라,캠코더,CCTV 등을 설치하여 개표 전 과정을 촬영하였습니다.

▲ 세종시선관위의 개표장 비디오 촬영 계약 지난 18대 대선 당시 세종시선관위의 개표장 비디오 촬영 계약서.위 계약서와 같이 전국 대부분의 구시군위원회가 업체와 계약하여 개표장에 CCTV를 설치하거나 비디오 촬영을 하였다.ⓒ 정병진
그러나 2015년 1월 8일 정병진이 전라남도선관위에 여수·순천·광양·고흥·목포·무안·강진 지역의 제18대 대통령선거 개표장 촬영 영상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영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변한 위원회는 목포시선관위 한 곳뿐이었습니다.강진군선관위는 촬영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하였고,나머지 위원회는 영상을 폐기하거나 유실하였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저는 전국 252개 구·시·군 선관위를 대상으로 개표 영상 보유 여부를 추가로 정보공개 청구하였습니다.그 결과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변한 위원회는 27곳(약 10.7%)에 불과하였으며,나머지 위원회들은 폐기·유실 또는 미촬영을 사유로 들었습니다.

이들 영상은 각 선관위가 개표장 CCTV 임대차 계약이나 비디오 촬영 계약 등을 통해 국비를 들여 제작한 자료였습니다.그럼에도 선관위는 해당 영상이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정보공개를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사무처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중앙행심 2015-1호)을 청구하였고,2015년 3월 5일 위원회는 청구인이 요구한 개표 영상을 공개하라고 인용 결정하였습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는 18대 대선 목포지역 개표장 촬영 영상을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정병진
그러나 실제로 공개된 영상은 전국 27개 위원회의 자료에 그쳤고,그 가운데 상당수는 화질이 불량하거나 일부 장면만 남아 있어 개표 전 과정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청구인은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를 고발하였으나,경찰과 검찰은 해당 영상이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선관위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하였습니다.

4.선관위의 투표지 이미지 저장 파일 관리 문제

선관위가 개표에 사용하는 투표지분류기는 투표지를 스캔한 뒤 후보자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입니다.이 기기는 스캔된 투표지 이미지를 파일 형태로 저장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이후 개표 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약 6천 명의 시민이 선거무효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하였습니다.공직선거법은 이러한 소송을 다른 사건에 우선하여 6개월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카지노 힐튼 서울당시 대법원은 장기간 실질적인 심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투표함의 개함이 법원의 결정 없이는 어렵다고 보고,개표 검증의 대안으로 '투표지 이미지 저장 파일'의 공개를 요구하였습니다.먼저 전국 구·시·군 선관위의 보관 실태를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한 결과,250개 위원회 중 164곳은 금고 등 안전한 장소에 파일을 보관하고 있었으나,81곳은 분실·멸실 또는 미보관(부존재) 상태라고 답변하였습니다.

공직선거절차사무편람에는 다음과 같은 지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투표지분류기의 제어용 PC에 저장된 투표지 이미지는 규칙 제107조에 따른 투표지 보존기간 동안 보존하여 선거쟁송 시 증거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81개 선관위는 해당 파일을 분실·멸실 등의 이유로 보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 선관위의 투표지 이미지 스캔 파일 보관 여부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한 결과 전국의 81곳에 이르는 선관위가 18대 대선 투표지 이미지 스캔 파일을 미보관,분실,폐기하였다.ⓒ 정병진
이에 청구인은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증거인멸(형법 제155조),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하였으나,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 역시 선관위 측 설명을 받아들여 각하 처분하였습니다.

5.이른바 '진주 몰표 사건'과 선관위의 대응

이른바 '진주 몰표 사건'은 2016년 4월 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경남 진주갑 선거구 수곡면 사전투표함의 비례대표 정당투표가 특정 정당(새누리당)에 100% 몰표로 집계되어 논란이 된 사건입니다.

논란 경위: 수곡면 관내 사전투표소의 비례대표 투표자 177명 전원이 새누리당에 투표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지역구 투표 참여자는 170명이었는데 비례대표 투표수는 177표로 집계되어 7표가 더 많다는 점에서 개표 오류 및 조작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선관위의 설명과 재검표: 선관위는 개표 사무원의 분류 및 전산 입력 실수로 인해 다른 정당 표 일부가 새누리당 묶음에 잘못 포함되었다고 설명하였습니다.논란이 커지자 진주시선관위는 자체 의결을 통해 2016년 4월 20일 해당 사전투표함을 재검표하였습니다.그 결과 실제 투표지에는 문제가 없었고,최종 후보자별 득표수에도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제기된 문제점: 그러나 저는 2016년 4월 19일 진주시선관위에 연락하여 선거소청이나 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상태에서,개표 완료 후 6일이 지난 시점에 선관위가 자체 판단만으로 봉인된 투표함을 개함하여 재검표를 실시하면 공직선거법 제243조의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해당 투표함을 개함해 재검표할 경우 법 위반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대신 보관 중인 투표지 이미지 저장 파일을 공개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하였습니다.그럼에도 진주시선관위는 자체 재검표를 예정대로 진행하였습니다.저는 이러한 개함이 공직선거법 제243조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아 진주시선관위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고발하였습니다.하지만 진주 선관위의 봉인 투표함 임의 개함에 대해 별도의 형사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규정상 재개함 사유에 대한 규정이 없고,선관위는 개표 사무를 총괄하며,새누리당 몰표에 대한 이의 제기로 사실 확인 차원에서 중앙선관위에 보고한 뒤 투표함을 재개함"해 법 위반의 고의가 없다며 해당 사건을 '각하' 처리하였습니다.

결국 여수와 진주 사례는 선관위가 자체 판단으로 봉인된 투표함을 개함한 전례가 있음을 보여줍니다.이는 선관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자체 결정만으로 봉인된 투표함을 개함하여 투표지를 확인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부정 개표 의혹이 제기되어 선거소청이나 법원의 재검표가 진행되더라도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따라서 재검표 절차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봉인 투표함의 개함 요건과 절차를 법률로 더욱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투표용지 인쇄 매수 산정 지난 6.3 지방선거 개표 당시 여수개표소의 한 개표사무원이 '투표용지 인쇄 매수 산정' 문서를 살펴 보는 중이다 ⓒ 정병진
6.드러난 허점,남은 과제

앞서 살펴본 사례들은 봉인된 투표함의 임의 개함,개표상황표 원본 분실,개표장 촬영영상과 투표지 이미지 파일의 폐기·유실 등 선거기록물 관리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대부분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검찰은 대체로 고의가 없거나 내부 업무처리 절차에 따른 행위였고,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각하 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정보공개청구로 알아본 결과,선거관리를 잘못하였다는 이유로 지금껏 처벌받은 선관위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이러한 사례들은 현행 선거관리 제도의 보완 필요성을 보여줍니다.특히 봉인된 투표함의 개함 요건과 절차,개표상황표와 개표 영상,투표지 이미지 파일 등 선거기록물의 보존·관리 기준을 법률로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결과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절차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카지노 힐튼 서울,"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